• 최종편집 2024-07-1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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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기금(이하 WWF)은 한국의 5개 상업은행을 포함한 아시아의 8개국 49개 은행을 대상으로 환경·사회적(Environmental & Social, E&S) 통합 성과를 분석한 2023년 은행 부문 지속가능금융 평가(Sustainable Banking Assessment, 이하 SUSBA)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5일 밝혔다.


WWF는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감소 등의 자연 파괴로 인해 사회와 경제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이 지속가능금융으로의 전환에 기여할 수 있도록 2017년부터 매년 SUSBA를 통해 은행들의 ESG 통합 성과를 다각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올해 일곱 번째로 시행된 SUSBA는 자연을 위한 은행의 노력을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평가했다. 먼저 은행이 환경·사회 리스크를 인식하는 정도를 통해 지속가능한 운영에 필요한 기초적인 인식이 있는지를 파악했다. 두 번째는 이행 측면에서 식별된 l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은행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는지를 분석했다.


이 같은 평가를 위해 △목적(Purpose) △정책(Policy) △절차(Process) △임직원(People) △금융상품(Product) △포트폴리오(Portfolio) 등 6개 부문을 기준으로 삼았으며, 총 78개의 세부 지표에는 올해 자유의사에 따른 사전 인지 동의(FPIC) 요건에 대한 정책과 중소기업을 위한 솔루션과 관련된 2개의 문항을 새롭게 추가했다. 특히 경제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사회와 경제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용 리소스와 역량 부족으로 인해 지속가능성 관련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폭넓은 지원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포함했다.


SUSBA 대상 국가는 한국과 일본을 포함해 아세안 지역의 6개 국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까지 총 8개국으로, 한국과 일본은 2020년부터 평가에 참여하고 있다. 평가에 포함된 우리나라 은행은 국내 자산 규모 최대의 상업은행인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 총 5곳이다.


WWF는 올해 SUSBA의 전체 점수가 2022년 평가 대비 5.6%포인트(P) 상승했으며, 특히 경영진의 ESG 이행 의무 및 책임, 임직원 교육, 평가 지표의 유무 등을 평가하는 임직원 부문이 지난해 대비 8.2%포인트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8개국 중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올해도 선두 자리를 유지했고, 필리핀은 2021년 중앙은행의 지속가능금융 프레임워크 공시 지침 발표 및 규제에 힘입어 전년 대비 43%포인트 올라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SUSBA 결과에 따르면 평가 대상 은행의 83%가 환경 파괴와 관련된 사회 및 경제적 리스크를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 사업 운영으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을 넘어 사업 활동과 관련한 부정적인 환경 및 사회 영향을 줄이거나 긍정적 영향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수립하고 달성도를 공개하고 있는 은행은 평가 대상 중 13%에 불과했다. 이처럼 인식 대비 자연 관련 리스크에 대한 조치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 평가에서는 팜유 부문 정책에서 제한적인 진전이 나타났다. 아세안 국가의 금융 포트폴리오에 큰 영향을 미치는 팜유 산업과 관련해 삼림 및 이탄지 파괴와 주민 착취를 금지하는 산림파괴 금지(NDPE) 정책 이행을 요구하는 은행이 2022년 10개에서 현재 13개 은행으로 증가했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화석연료 배출 감축 관련 포트폴리오에서 진전을 보였다.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 표준을 이행하기로 약속한 은행이 전년 대비 11%포인트 늘어 62%를 기록했다.


2022년 SUSBA에서 처음으로 평가 부문으로 포함된 수산물 산업의 경우 점차 더 많은 은행들이 관련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평가 대상 은행 40개 중 9개 은행이 지난해 기준선 대비 개선됐으며, 주로 해양 보전과 지속가능한 청색 경제를 위한 상품 관련 노력이 확인됐다.


SUSBA 결과 국내 은행들은 지속가능한 금융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WWF는 국내 은행들이 지속가능한 금융 분야에서 효과적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전략적 방향성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국내 은행들은 지난 5년간 환경·사회(E&S), 기후, 자연 등 지속가능금융을 위한 항목별 인식 변화에서 환경·사회 문제에 대한 인식이 꾸준히 증가하며 해당 항목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연자본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점수의 변화가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며, 문제 인식이 충분하지 않음을 보여줬다.


박민혜 WWF 한국본부 사무총장은 “지속가능금융으로의 전환이 넷제로 달성을 위한 잠재적 수단으로 간주는 만큼 기후를 넘어 자연 및 생물다양성으로 지속가능성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 은행들도 이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정책 및 전략을 개발해 글로벌 동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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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기금 “한국 은행들, 자연자본 인식은 초기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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